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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국정감사가 무산된 26일 정부세종청사의 한 부처에 마련된 국정감사장에서 직원들이 노트북 등을 정리하고 있다. 이날 예정된 국회 첫 분리 국정감사는 세월호특별법 제정 등으로 여야간 대치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무산됐다. 2014.8.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6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준비부족과 피감기관의 무성의한 대처로 해마다 부실 국정감사 논란이 반복되자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당시 전병헌 원내대표 주도로 정기국회때 한차례 실시해오던 국정감사를 상반기와 하반기 연 2회로 나눠 내실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야는 격론 끝에 지난 1월23일 상시국감 방안에 합의했다. 개정된 국회법(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기국회에 새해 예산안을 충분히 심사할 여유를 주는 대신 국감을 분리해 정부견제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다.
◇여야 일하는국회 합의했지만,속내는
여야는 당초 올해 6월과 10월 국감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19대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늦어지면서 8월26~9월4일, 10월1~10일에 걸쳐 2차례 국감을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대다수 상임위는 총 국감일수(20일)는 그대로인 채 중복감사가 되지않도록 일정을 짜는데만 급급해하는 등 첫해부터 이미 취지에서 멀어졌다는 비판이 일었다.
정치권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등 잇단 선거를 치르고 세월호 특별법에 발목이 잡힌 정국상황에서 26일 국감 개시일이 닥쳐오자 여야 의원들은 시간과 준비부족을 토로했다. 결국 새정치연합이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분리국감 연기 결정을 내리고, 새누리당 역시 이를 '묵인'하면서 2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분리국감이 출범전 좌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야는 논란이 일자 예년처럼 정기국회 기간동안 한차례 국감을 실시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감을 내실화하겠다던 취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더욱이 국감 무산을 초래한 세월호 특별법 정국은 여전히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갈등만 키우고 있다.
이대로라면 예년보다도 오히려 부실한 국감이 치러질 것으로 우려된다. 1차국감을 준비하던 정부부처 등 피감기관은 정치권의 일방적인 일정파기에 속만 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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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에 분리국감파기 매년발생 가능성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감사는 정기국회 이전에 마쳐야 한다. 그럼에도 여야는 매년 정쟁으로 일정에 쫓겨 이를 무시하고 관행처럼 매년 9~10월 정기국회 기간에 국정감사를 실시해왔다.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정기국회 기간 중에도 국감을 실시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이용한 것.
여야는 분리국감 실시를 위해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 감사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실시한다'라는 문구 중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감사시작일로부터' 부분을 삭제, 8월 임시국회 회기동안 의결해 분리국감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었다. 연중 언제라도 30일 이내 기간안에서 수차례 국감이 가능하도록 제도화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분리국감을 규정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국감시기를 법으로 못박지않아 앞으로도 언제든 1차 국감이 '협상용 볼모'로 이용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감시기가 '30일 이내 실시'란 모호한 문구로 돼있는 이상 국감을 1, 2차 분리가 아닌 한차례만 실시해도 여전히 무방하기 때문이다. 만약 1차 국감을 앞두고 민감한 정치적사건이 터진다면 여야는 또 다시 1차 국감무산을 선언하고 국감을 한차례 몰아서할 개연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여야 모두 유리한 판단에 따라 국감을 볼모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감 대안 모색 주장도 고개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비교해 매년 정기국감을 실시하는 유일한 국가란 비판도 있다. 과거 행정부에 비해 입법부에 힘이 약해 무소불위 행정부를 견제할 유일한 수단으로 국감이 도입됐다는 점에서 국감은 제도적으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입법권력이 행정부를 넘어서는 현 상황에서 매년 일상적 정기국감은 오히려 비효율과 행정력 낭비만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처럼 정기국정감사가 아니라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국정조사를 활성화하고 필요하면 감사원을 활용하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여야는 국감이 무산되는 상황에서도 '네탓' 공방에 나섰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어제 본회의가 열리지 못해 오늘 실시 예정인 1차 국감이 무산됐다"며 "분리국감 실시는 새정치연합이 먼저 제안했고, 국감의 내실화와 정기국회의 예산 심사 기능 강화를 위해 여야가 합의한 사안임에도 정략적으로 내팽개치는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감 분리실시가 무산된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면서도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해)사람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나"고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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