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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바리케이드가 놓여 있다./사진=뉴스1

올해 정기국회가 다음달 1일부터 10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세월호 정국으로 5월 이후 '실적 제로'인 국회가 정기국회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지 주목된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과 직접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됨에 따라 입지가 좁아진 새정치민주연합이 '강경투쟁' 노선을 버리고 정기국회 일정에 적극 참여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정의화 국회의장은 1일 오후 2시 제329회 국회(정기회) 집회를 공고했다. 정기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매년 9월1일을 시작으로 100일간 열리게 된다.

두번의 협상안을 이끌어내고도 세월호 유가족의 설득 실패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주도권을 여당에 넘겨준 새정치연합은 '3자협의체' 구성으로 분위기 쇄신에 힘을 쏟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30일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세월호특별법 제정촉구를 위한 '비상행동'을 이어갔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세월호특별법 재정 촉구 문화제'를 열고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대통령의 세월호 유가족 면담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장외집회 등 강경투쟁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새누리당의 "의회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압박하는 데다 당내에서도 "강경투쟁보다는 국회 내에서 처리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31일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휴식'을 택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새정치연합은 1일 예정된 정기국회 개원식에는 참석하기로 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은 9월 1일 정기국회 개원식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그 이후 본회의 및 각종 상임위 회의와 관련해서는 여야 간 의사일정 협의가 전혀 안 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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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주최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문화제를 열었다./사진=뉴스1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장외집회를 비판하면서 자체적으로 정기국회 일정을 마련해 야당에 제안했다.

새누리당이 제안한 정기국회 일정은 △1일 개회식 및 본회의 △3일 본회의(안건 처리) △15~1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17~23일 대정부 질문 △25일~10월14일 국정감사 △10월15일 예산안 시정연설 및 심사 착수 등이다.

특히 3일에는 권순일 대법관 후보 임명동의안과 상임위 계수 조정,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등이 계획돼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분리국감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지연의 여파로 파기되면서 예년과 같은 단일국감으로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새정치연합은 정기국회 개원식 참석을 제외하면 일정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설명이지만 이후 일정에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만큼 여당이 제안한 정기국회 일정에 '부분 동의' 등으로 국회 정상화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다.

관건은 유가족과 새누리당이 이어가고 있는 세월호특별법 면담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이냐다. 2차 면담가지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여야가 합의한 2차 협상안에서 물러설 수 없다"고 고집하고 있다.

때문에 연이은 면담에서도 양측의 입장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경색된 정국을 풀 만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정기국회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이유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현 여야 합의안은 단순히 '정파적 양보'의 문제가 아니라 현행법 체계를 존중하고 노력을 다한 협상안이라는 입장"이라며 "우리가 (유가족 대표단과) 새로운 안을 만들어서 또 다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지 말아 달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