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하는 공무원연금개혁 특위…곳곳이 지뢰밭

[the300]29일 국회 본회의서 구성안 처리…새누리, 위원장 구인난

김태은 기자 박다해 수습기자 | 입력 : 2014.12.28 15:51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가 특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29일 출범한다. 하지만 새누리당 측에서 위원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어 '구인난'에 허덕이는 등 곳곳에서 난항을 예고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개혁 특위 구성안 본회의 처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이 맡기로 한 위원장 선임이 막판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혁신위원장과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두 사람 다 위원장직을 고사하고 있어서다.

공무원 조직이 연금 개혁에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어 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야당과 공무원 조직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제3의 인사가 위원장직을 맡는 것이 나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한구 위원장의 경우 공무원연금 개혁안 작업 과정에서 공무원 조직과 마찰을 빚었고 주호영 의장은 당초 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앞장서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특위 위원장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공무원연금 특위는 여야를 아우르며 가야 한다"며 "야당과 타협을 해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질만한 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장을 제외한 특위 위원들은 여야 모두 사실상 확정했다. 특위는 위원장 포함 여야 각 7명씩으로 구성된다. 새누리당에서는 공무원연금개혁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던 강석훈·김현숙 의원을 비롯해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조원진 의원, 노동경제 전문가인 이종훈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강은희 의원과 김도읍 의원도 내정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성주 의원을 특위 간사로, 김용익·배재정·은수미·진선미·홍종학 의원 등을 위원으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이 같이 연금특위 구성안은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며 이후 특위는 100일간 활동에 들어간다. 연금특위에 입법권까지 부여됐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4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 방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단 당론으로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혁방안을 놓고 야당과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세부 내용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적지 않고 공무원 노조 등의 반발을 달래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이 소득재분배 기능을 통한 '하후상박' 방안을 마련한 데 비해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직접적으로 연금 수급액의 하한선과 상한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이 연금 불입 기간을 현행 33년에서 40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재취업 등으로 인한 소득이 발생하면 계속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 임용자의 경우 국민연금과 동일한 조건으로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공무원 단체와 야당 일각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마련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에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가 불참을 시사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연금개혁 특위의 개혁안이 사회적 대타협이 불발된 반쪽짜리 개혁안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사회적 공론화를 특히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경우 국회 차원의 공무원연금 개혁이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공무원연금특위에 참여하는 새누리당 관계자는 "무엇보다 야당이 본인들 안을 내놓아야 협상을 하기가 쉬울텐데 그렇지 않은 상태로 진행될 경우 협상에 어려운 점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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